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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리게 살기로 했다. 아니 나답게

ljs-95 2024. 12. 31. 18:21

주말에 회사에 나와 이것저것 살펴보는데 집가려던 생각을 하던중, 대표님이 감기에 좋다고 유자차를 주고 가셨다.
마음이 감사해 다 먹고 가기로 했다.

집가려는 마음을 가지기 전까지 다른 사람들의 회고 글들을 바라보고있었다.
CTO의 회고글, 5~6년차 프론트개발자의 투자 성공기 회고글, 백엔드 개발자의 AI 사용으로 몇 천 사용자 사이드 프로젝트 회고글

 

나는 사실 이제 막 좌절속에서 나왔다고 변명하는걸까
원래도 그렇게 뭘 하고싶은게 없었다.
20살때부터 왜 살아야하는지 따위의 고민만 하며, 책을 전전하며 그나마 책이랑 익숙해진게 수확이라면 수확일까?
그래도 이때까지 살면서 알게된 점은, 남을 무작정 질투해서 따라가려고한다면 그 일은 생각보다 지속하기 어렵다는점이다.
물론 나만의 한계일 수 있다. 다른 사람들은 잘 따라해서 같이 성공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는 근데 좀 약한가보다.
그런 노력은 결코 오래가지 못했다.
그리고 오래가지 못하는 나를 결국 비난하며, 쥐구멍을 파고들어가 자책과 불안으로 웅크려있는다.

그렇다고 못살고 싶은건 아니다.
나도 돈 많이 벌고, 경제적 자유를 어느정도 얻어서 돈에 덜 구해받는 삶을 살고싶다.
좋은 아내를 얻고싶고, 좋은 아빠이고 좋은 어른이고, 좋은 사람이고 싶다.
자연도 가능한 덜 불편하게 파괴했으면 좋겠다.
살도 안찌면 좋겠고, 근육은 비질란테 형사만큼 커졌으면 좋겠다.

그러나 나는 그래도 이때까지 성공한걸 보면, 내 루틴에 포함시킬 수 있는 현실적인 것들이 필요함을 알게 되었다.
루틴에 넣지 못한다면, 지속하기 어렵다.
그리고 요즘 맘처럼 안되는게 알고리즘인데 참 속을 썩힌다만, 이렇게 쉽게 될리가 없지 더 해보자

무튼 처음에 글을 쓰려던 주제는 내 속도에, 내 방향에 결국 맞춰 살아야한다는거다
그러다가 나태해지거나 스스로를 한계에 가두는 삶을 살게 되는걸 경계해야하긴 하지만
황새 쫓다 가랑이 찢어지는게 더 큰 손해인걸 아니, 조급함을 버려야한다.

나이가 다가 아니다.
계속 정리해가고, 뒤져보면 답이 있을 것이다.
불안에 휩싸여 바로 앞만 보지말고 멀리 크게 서있으면서 앞을 면밀히 차분하게 살펴 희망을 보자.

아직 구체적인 계획을 설립할 순 없지만, 그럼에도 잘 해낼 수 있을거라 그렇게 내가 나 스스로를 포기하지 않을꺼라 믿고 행동하자
집구석에 있으면 쇼츠만 볼것을 경계해 회사에 오는것도 잘한일이다.

잘하고 있다. 잘하고 있다.